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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5주 강론

† 찬미 예수님!



 



코로나19로 인해, 공동체와 함께하는 미사를 봉헌하지 못한 지 벌써 일주일이 되었습니다.



갑자기 할 일을 잃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는 제모습을 돌아보며, 사제로 살아가는 시간 안에서, 공동체와 함께하는 것이 커다란 하느님의 선물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일상의 소중함은 일상이 아닌 것이 되어야 깨닫는가 봅니다.



 



신자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아무렇지 않게 주어졌던 것을 하지 못하는 지금, 무엇을 느끼시나요?



지금의 이 시간이, 그냥 스쳐 지나가는 시간이 아닌, 늘 주어졌던 것에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이 상황이 끝난 뒤, 더 큰 행복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순 5주일을 맞이한 오늘, 복음은 ‘라자로’를 죽음에서 일으키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전합니다.



저는 이 복음을 통해 커다란 희망을 전해 받았습니다. 어떤 희망인지, 신자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사람들에게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 계시던 예수님께 사람이 찾아와 말합니다.



 



“주님,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이가 병을 앓고 있습니다.”(요한 11, 3)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 바로 ‘라자로’입니다. 예수님께 ‘라자로’는 너무나 소중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소중한 사람이 아프다는 소식을 전해 들으면, 보통 사람들은 서둘러 그 사람을  찾아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그 소식을 듣고도 이틀이 지난 뒤, ‘라자로’를 찾아가십니다. 하지만 이틀의 시간 동안, ‘라자로’는 죽고  맙니다. 너무나 야속하고 원망스럽게 느껴집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파하고 있음에도, 그냥 죽게 내버려 두었으니까요.



 



‘라자로’의 여동생 ‘마리아’와 ‘마르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빠가 죽고 난 뒤에야, 자신들의 집을 찾아온 예수님께 두 자매는 같은 말을 합니다.



 



“주님께서 여기에 계셨더라면, 제 오빠는 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요한 11, 21. 32)



 



야속함과 원망스러움이 느껴지는 자매의 고백입니다. 하지만 예수님 역시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음에 너무나 마음 아파하셨습니다. ‘라자로’의 죽음을 직접 마주하고 난 뒤, 예수님께서 그 아픔에 함께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요한 11, 35)         



복음 안에서 예수님께서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그것을 바라보는 가족의 눈물을 그저 지켜보고 기다리셔야만 했던 예수님의 애끊는 마음을 느낍니다.



 



그 아픔에 함께하고 계심을 당신의 눈물로 보여주신 예수님께서는 이제 ‘라자로’를 죽음으로부터 다시 불러내시기 위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 (요한 11, 43)



 



예수님의 부르심에 ‘라자로’는 무덤에서 나와 사람들 앞에 서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죽었던 ‘라자로’의 부활을 통해 아파하고 슬퍼하는 이들에게 기쁨과 평화를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본 사람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고,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영광을 체험합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 병은 죽을병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다. 그 병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될 것이다.” (요한 11, 4)



 



분명 우리는 지금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질병으로 아파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언제 어떻게 ‘코로나바이러스’가 들어올지 몰라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지 못함에 마음 아파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우리들을 바라보며, 예수님께서도 함께 눈물을 흘리고 계십니다.



하지만 이 모든 어려움이 지나고 난 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분명히 말씀하실 것입니다.



“이리 나와라.” 하고 말입니다. 우리가 지금 느끼는 모든 어려움 안에서 나와 하느님의 영광을 함께 나누자고 우리를 불러 주실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느낀 큰 희망입니다. 어려움의 시기이지만, 주님께서 우리 곁에 함께 마음을 나누고 계시고, 그 아픔에서 우리를 이끌어내어,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시리라는 희망입니다.



 



지금의 어려움을 외면하시는 예수님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눈물 흘리시고, 우리에게 더 큰 하느님의 영광을 선물로 주시기 위해 우리와 함께 기다리시는 예수님이심을 기억하며, 모두가 함께 기도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요한 11,25)



 



 - 심유섭 사도요한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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