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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2주일 강론(하느님의 자비주일)

지난 주일이었던 부활 대축일. 우리는 마리아 막달레나가 전한 예수님의 부활 소식에 대한 복음을 들었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갔다가, 예수님께서 무덤에서 사라지신 것을 목격합니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달려가 예수님께서 사라지셨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그 소식을 들은 베드로와 요한은 예수님께서 묻히셨던 무덤으로 달려가, 예수님께서 무덤에서 사라지셨음을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 후에 무덤 밖에 남아 울고 있었던 마리아 막달레아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고, 제자들에게 가서 이렇게 말합니다.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아직 예수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신 것인지 의문을 품을 뿐이었습니다. 아직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제자들은 예수님을 잃은 슬픔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복음서는 이렇게 전합니다.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모든 문을 잠가 놓고 있었다.”



 



주간 첫날 저녁. 세상이 어두워지는 시간입니다. 이 어둠은 예수님을 잃은 제자들의 슬프고 어두운 마음을 보여주는 시간입니다. 제자들은 그 슬프고 어두워진 마음에, 예수님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유다인들을 향한 두려움까지 더해져, 세상 밖으로 나갈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문을 잠가 놓고, 그들 마음의 문을 꼭 닫아 걸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제자들의 마음과 모습을 아시는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그 모습을 그냥 보고만 계시지 않았습니다. 굳게 잠겨있던 문이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문과는 아무 상관없이 그들 가운데에 서시어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그러고는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제자들에게 보여주십니다.



제자들에게 지금 자신들 가운데 서 계시는 그 분이, 자신들이 마음을 다해 따르고 사랑했던 주님이심을, 죽음의 어둠에서 돌아와 부활의 빛을 가득 품고 돌아오신 주님이심을 깨닫고, 그 빛 안에서 기쁨과 평화를 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의 모습을 본 제자들은 더할나위 없이 기뻐합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슬픔과 두려움은 사라지고, 닫혀있던 마음의 문은 활짝 열립니다. 주님 부활의 기쁨을 마음을 열고 모두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지금 주님의 부활을 기억하는 우리에게도 당신의 평화를 주실 것입니다. 아직 우리가 예수님의 부활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어둠 안에서, 두려움에 찬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느껴진다 할지라도, 그 어둠과 두려움과 슬픔이 가득차 있는 바로 그곳에, 문을 잠가 놓고 있는 우리의 마음 한 가운데 오시어, 따뜻한 음성으로 우리들에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그리고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실 것입니다. 당신의 부활을 깨닫게 해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주님의 부활을 마음 깊이 받아들이며 기뻐하게 될 것입니다.



 



다만 한가지 잊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제자들은 그 두려움과 어둠, 슬픔 가운데에서도 함께 모여있었다는 것입니다. 주님을 향한 마음으로 한 곳에 모여 있었기에, 바로 그 곳에 주님께서 오신 것입니다.



 



지금의 우리에게 너무나 큰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지금의 상황이 몸으로 함께할 수는 없겠지만, 하나의 믿음 안에서 마음으로 모여있을 때, 그 때에 비로소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 부활하신 당신의 모습을 보여주실 것입니다.



 



베드로 사도의 고백이 우리의 마음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킵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본 일이 없지만 그분을 사랑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그분을 보지 못하면서도 그분을 믿기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기쁨 속에서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1베드 1, 8.)



 



주님을 믿고 사랑하는 우리들의 마음이 한데 모여, 주님 부활의 기쁨을 누리는 한 주간이 되길 기도합니다.



 



 



                                   - 심유섭 사도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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