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 English
부활 제 6주일 강론

외로움에 대한 처방전



 



지난주에 이은 복음 내용은 예수님의 수난에서부터 승천까지의 예고입니다. 하느님의 계획을들은 제자들은 신앙 안에서의 희망을 품을 수 있었을까요? 희망보다는 삶을 함께했던 예수님을 더 이상 구체적으로 가까이 할 수 없다라는 사실에서 발생하는 단절감과 소외감이 더 크게 다가왔을 것입니다. 혼란스러워하는 제자들의 기분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예수님이시기에 그들이 마주하게 될 인간적 외로움을 달래고 굳건하게 설 수있도록 다음과 같은 약속을 잊지 않으십니다. “나는 너희를 고아처럼 버려두지 않을 것이고 다른 보호자, 성령을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겠다.” 



 



 외로움이라는 것은 현대사회의 큰 문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동이 용이해졌고 거리에 상관없이 서로의 소식을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요.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이 외로움의 갈증을 채워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자유롭지 못한 요즘,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보지못했던 드라마를 한번에 보고, 일상생활을 SNS로 열심히 공유하고,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혼자만의 여유를 만끽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점점 많은 이들이 생기를 잃어가고 채울 수 없는 외로움에 시달리는 것을 마주하게됩니다.



 



 예전에 한 사람이 죽어 지옥에 가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아름답게 지저귀는 새소리에 깨어 일어나보니 화창한 날씨에 드넓게 펼쳐진 들판, 부족함 없이 마련된 생활환경이 눈앞에 펼쳐져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눈치보며 살았던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됩니다. 남자는 지옥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막상 지옥이라는 곳에 와보니 마음이 설레는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을 여유롭게 즐기고, 자신이 만들고 싶어했던 것을 하나하나 마련해나아가는 가운데 성취감 마저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정도면 이곳은 지옥이 아니라 천국이라는 생각을 갖고 하루하루를 살다보니 어느덧 수백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있더랍니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본 사람은 문득 혼자서는 더 이상 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하늘에 대고 이런 질문을 합니다. “다른 사람은 언제 옵니까?”그러자 하늘에서 응답이 들려옵니다. “너는 영원히 이곳에서 혼자 지내야한다. 이곳은 지옥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나타내는 사람 ‘인(人)’이라는 글자는 서로 기대어있는 것을 형상화했다고 합니다. 사람은 혼자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가운데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꿰뚫어보는 상형문자이지요. 그래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결혼도하고, 단체에 가입하기도하고, 새로운 만남을 주선하기도합니다. 그런데 결혼했다고한들, 여러단체에 속해있다고 한들 외로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가까이 지내는 사람이 있어도 대면대면하는 가운데 마음의 공허함이 커지는 경우도 있고,



수많은 대중들 속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소실하여 덩그러니 놓여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기 때문이지요. 



 



과학의 발전에서도, 살갗이 맞닿는 삶의 거리에서도 외로움에 대한 갈증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겠습니까. 사실 오늘 예수님께서 들려주시는 말씀은 우리들이 해결하지 못한 외로움에 대한 해결책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성령을 보내시어 함께 있겠다는 말씀을 하시지요. 성령을 설명하시면서 사용하신 보호자라는 단어는 본래 법정에서 함께 자리를 지켜주는 후견인, 변호인을 나타낸다고합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과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을 때, 나의 편에서서 내 곁을 지켜주는 존재라는 사랑담긴 표현이지요.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줄 보호자 성령을 보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을 만나기에 필요한 방법 또한 친절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사랑하여 계명을 지킬 때 주님께서는 우리 안에서 당신을 드러내 보여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계명은 우리가 앞서 들었듯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며 서로 사랑하는 계명이었습니다. 즉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면 우리는 단순히 누군가를 사랑하기 때문에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함께 계신 주님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될것이라는 희망에 대한 약속인 것이지요.



 



 오늘 1독서에는 그러한 모습을 잘 나타내 줍니다. 단순히 좋은 말씀을 듣고 다른사람들과 거리적으로 가까이 붙어있는다고해서 누구나 외로움을 극복하고 성령을 발견하며 살아가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분을 사랑하는 제자들과 함께 사랑으로 친교를 나눌 때, 그제야 우리안에 함께 계신 보호자 성령을 발견할 수 있게되었음을 사도행전은 고백하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도 단순히 수시로 연락하고 수시로 만나고 수시로 좋은 것들을 하는 모습에서 외로움을 달래기보다는 예수님에 대한 사랑으로 형제자매들과 친교를 이룰 때, 그 때 비로소 우리의 갈증을 해결해주시는 주님을 만나뵙게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2독서는 우리를 끊임없이 사랑하라고 권고합니다. 다른이들의 평가와 나에게 돌아올 불이익을 생각하느라 사랑을, 주님을 잃어버려 외로움에 빠지기보다 주님께 대한 희망으로 늘 우리 곁에 계신 보호자 성령을 마주하는 가운데 그분의 생명에 동참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지요.



 



 어찌보면 오늘날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는 외로움 속에 지옥을 경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랑으로 서로에게 다가간다면 주님께서 약속하셨듯이 우리는 혼자 사는 것이 아님을, 더 이상 외로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을 선물로 받았다는 사실에 다시금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전히 외로우신가요? 그에 대한 예수님의 처방전은 다음과 같습니다. 서로 사랑하십시오.     -이호용 스테파노 신부-



 



 


번호
제목
등록일
조회수
61
2020-05-23
3
60
2020-05-16
15
59
2020-05-09
18
58
2020-05-02
33
57
2020-04-18
48
56
2020-04-11
61
55
2020-04-04
61
54
2020-03-28
69
53
2020-03-21
82
52
2020-03-07
83
 1  2  3  4  5  6  7 
밴쿠버 성 김대건 천주교회 Admin
Address : 10222 161 Street, Surrey, BC V4N 2J8 CANADA | Tel : 604-588-5831 [원주교구] [밴쿠버대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