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성사를 통하여 나의 상처를 주님께 고하고, 스스로 조금씩 내려 놓음으로써 치유하는 것
[브리티시 콜럼비아] 밴쿠버 성 김대건 성당(주임 박준혁 프란치스코 신부)에서 사순시기를 맞이하여 지난 3월 27일(목) 저녁 주님의 고통을 함께하는 사순 떼제 음악 피정을 개최하였다.
피정의 주제인 “상처와 치유”를 의미하듯 하루 종일 폭우와 맑음이 반복되는 날씨에 220여명의 신자들이 본당에 함께하며, 그리스도의 수난을 생각하는 기회를 가졌다.
올해 초 흩어져 있던 떼제 관련 봉사자들을 모아 떼제 전례부를 창단하고 갖는 첫번째 피정으로, 미사 전 영상 ‘베드로의 고백’ 시청, “상처”라는 주제의 강의, 묵상, “치유”라는 주제의 강론과 십자가 경배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상처’ 주제의 강의에서 본당의 김정현 프란치스코 보좌신부는, “상처에는 몸과 마음의 상처가 있는데 몸의 고통도 결국 모두 마음의 상처로 모아진다. 상처를 입지 않으려는 마음은 본능이지만, 본의 아니게 다가오게 된다. 외부로부터 오는 경우도 있지만 스스로에게 주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상처를 스스로 감추려 하지만 더욱 더 고통은 심해진다, 고해성사를 통하여 주님 앞에 보여 드리어 상처를 겪어낼 수 있다”고 하였다.
이어 떼제 음악과 함께한 묵상의 시간에 이어 박준혁 프란치스코 주임신부는 강론에서 ‘상처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생활하지만, 받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주님께 기대면서, 주님께 도움을 청하고, 주님께 나를 맡기는 것이 유일한 방법’ 이라고 하였다. 신학생 시절의 경험담으로 더 잘하려고 하면 할수록 자신감을 잃었는데 자신을 내려 놓음으로써 스스로 치유되었다고 하였다.
또한 사제단과 복사단부터 시작된 십자가 경배는 각자 준비한 예수님께 드리는 편지를 봉헌하고 십자가 위에 양손을 올리며 진행 되었다.
이번 사순 떼제 음악 피정은 떼제 전례부 주관으로 제대회, 교육부, 홍보부 등이 참여하였고, 김정현 보좌신부와 배효정 아가다 수녀 지도 아래 함께 준비하였다. 악기 포함 11명으로 이루어진 떼제 전례부 이선화 크리스티나 부장은 인터뷰에서 총 기획과 함께 약 1개월간 주 2-3회 모여 떼제 찬양과 행사 일정들을 준비하였으며, 신자들이 신앙 안에서 받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랬다고 전했다. 이번 피정에 신자들의 큰 호응으로 대림때는 더 많은 준비와 참여로 성대한 피정을 계획한다고 밝혔다.
피정을 마친 후 신자들은 주님 안에서 가지고 있는 상처를 치유한 듯 밝고 희망찬 표정으로 나왔다. 원종민 라파엘 형제는 가슴 뭉클한 시간을 가졌다고 하면서, 평소에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상처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또한 장주훈 빈센치오와 양은지 율리아 젊은 부부는 바쁜 시간에도 어렵게 시간을 내어 참여하게 되었고, 주님의 십자가의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며, 침묵 안에서 묵상하여 많은 치유를 하고 간다고 밝은 목소리로 전했다.
배효정 아가다 수녀는 본당 부임 후 처음 사순 특강 및 떼제 피정 준비로 부담이 많았다고 하며, 예수님 수난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드린다고 하였다.
이번 행사의 큰 방향을 잡아 준 박준혁 프란치스코 주임신부는 이번 행사는 외부의 도움보다는 내부적으로 우리 신자들이 스스로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주제 설정, 전례 진행 등 모두를 본당 내 봉사자들로 이루어져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였다.
피정 참가자들은 많은 주님 말씀 카드 중 한 장을 가져갔는데, 필자에게 주신 주님 말씀은 “그분 안에서 우리 마음이 기뻐하고, 그분의 거룩하신 이름을 우리가 신뢰한다네, – 시편 33.21” 이었다.
기사 제공 이중헌 아오스딩
사진 제공 서기석 안토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