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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상을 바라보며 기도하는 것은 과연 우상숭배일까요?
부모님의 사진을 바라볼 때 나를 향한 부모님의 사랑과 가르침을 떠올리고, 부모님이 늘 나를 지켜주고 계심을 느낄 수 있듯이 성화상은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 주는 훌륭한 표지가 됩니다. 부모님의 사진이 부모님 자체가 되지 않듯이, 성화상 자체가 하느님 또는 성인 자체는 아니지만, 성화와 성상은 부모님의 사진과 같이 우리에게 하느님의 모습을 전해줍니다.
우리 교회는 오래전부터 예수님이나 성인들의 모습과 행적을 담은 성화상을 만들었고, 그것들을 기도와 복음선포의 도구로 삼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성상과 성화를 통해 보여지는 그리스도를 흠숭하고, 성인들을 공경하는 것이지, 성상과 성화 자체를 흠숭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성화상은 그 형상이 있는 곳에 그 공경의 대상이 계신다는 생각을 일깨워 줍니다. 우리는 성화상을 통해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더욱 굳건히 할 수 있고, 성모님과 성인들의 삶과 신앙을 묵상함으로써 우리 또한 그러한 삶을 살아가기를 다짐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성상이나 성화를 대하는 태도는 어떤가요? 하느님께 기도하고, 성인들의 삶과 믿음을 떠올리며 묵상하기 위한 성상과 성화를, 그저 집이나 기도상 위에 보기좋은 장식처럼 올려놓고, 마치 하나의 부적과 같이 여기며 만족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집에 성상과 성화가 있다면 자주 바라보며 주님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눈으로 바라보고, 머리로는 성상과 성화가 전해주는 장면을 그려보며, 마음으로 그 장면을 묵상할 때 우리는 더 깊이, 더 생생하게 하느님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